2010. 11. 22. 00:42

백치백지

Hx./때론문화생활 2010. 11. 22. 00:42



ㅎ이랑 백치백지 보고 왔음.
도스토예프스키 '백치'를 바탕으로 한 연극.
평소라면 고려하지 않았을 러시아 문학 관련작인데..
표영재님이랑 서윤선님 나온대서 봤음.
뭐.. 그저 성덕성덕하고 울지요.


간단한 후기는..

무대장치. 인상에 남았음.
오프닝 때 망조명 사이로 기차를 따라 일어나는 파문에 오..괜츈네? 했음.
게다가 무대 후방에 놓인 거대 유리.
어둠 때문에 거울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액자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해서.
꽤나 괜찮은 장치라고 생각했음.

음향은 조금 무섭기도 하고.
사이드 윗층에서 실시간 브금이 들어갔는데.
키보드, 전통 현악기(ㅎ은 해금 아니냐고 했지만, 잘 몰라서..), 보컬 세 가지 정도?
근데 "놀~자~~ 놀~자~" 하는데 좀 무서웠음;;;
레알. 짜장.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한다-라는 카피 코멘트.
욕망을 쫓기보단 주위에 존재할지 모르는 백치의 손을 잡자는 대사.
극 후반부에 나온 순교-의 스멜이 살짝 나던 장면. (향수에서 부랑자들이 그르누이한테 손 뻗는 것 같았음)
그런 요소요소들이 뭐랄까.. 선하게 살자라는 줄기인듯한데..
사실.
백지에겐 부합될지도 모르지만, 뮈시킨에겐 해당사항이 안 된다고 생각됨.
당신은 이래서 소중하고 당신은 저래서 소중하고.
그래서 모두가 불행해졌지.
극선량을 표방하는 캐릭터. 어영부영우유부단.
딱 질색이다.
두 여자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데 나도 모르게 썩소가.. 아주 그냥. 개짜증.

뮈시킨이 맘에 안 드는 것 빼면.
다른 건 딱히 뭐..
크게 지루함을 느끼지도 않고 봤음.

아.. 그리고.
뮈시킨이 백지 얘기할 때, 의자 등받이 틈으로 바라보는게..
액자를 들여다보는 듯, 액자형식의 진행을 연상하게 해서. 것도 좀 인상적.

또 음.. 딱히 안 덧붙여도 되는 부녀자적 감상 하나는-
뮈시킨이랑 로고진이 십자가 나누는 장면에서..
살짝.. 아니 좀.. 음.. 여튼 게이돋았음.

더 쓸데없는 감상이라면.
'예빤진 장군'은 어쩐지 맛있게 느껴지는 이름이라고 생각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극 외의 얘기를 몇 가지 덧붙이자면.
영재님도 윤선님도 실제로 듣는 목소린 느낌이 좀 달랐음. ㅋㅋㅋ
특히나 윤선님. 목소리가... 힘드셨근영..;ㅅ; 하는 느낌으로..

연극 보고 나오는데 관람 설문지 주길래 작성했음.
나는 못 받아서 그냥 ㅎ이가 작성하는거 구경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있는데, 식사 하러 가시는건지..
배우분들이 하나둘 나오시는데.. 아니, 저 분은?!
윤선님이 나오셔서.. ㅎ이를 툭툭치며 끌어들여 뒤에 붙어서 사진 찍었음. (난 소심하니까ㅋㅋㅋ)



난 뽕샹하니까 자체 퓔터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윤선님의 초상권은.. 죄송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배우분들하고 같이 식사하러 가셔야하는데.. 붙잡고 있어서 죄송했어요.
하지만.. 흰둥이가~를 기억 못 하시는 듯 해서 조금 아쉽.
기억하고 계셨다해도.. 그 리엑션은 너무.. 아니잖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