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10. 19:55

#.02

Hx./일상관찰기록 2008. 11. 10. 19:55
마음이 방향을 바꾸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될대로 되라지. 권고사직 밖에 더 당하겠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홀가분해 지는 것 같기도 했다. 뭐.. 정말, 짤려도 그 것대로 좋고. 
체념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2008. 11. 9. 11:09

#.01

Hx./일상관찰기록 2008. 11. 9. 11:09
상자 같다고 생각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변하지 않는 온도에.
해가 뜨는 것도, 지는 것도 알 수 없을만치 언제나 낮처럼 밝은 공간.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폐쇄된 상자.
그 상자 안으로 들어서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구토감이 치밀어오르고 심박이 절로 상승하는 기분이었다.
2008. 11. 6. 16:01

#.00

Hx./일상관찰기록 2008. 11. 6. 16:01

여자는 지하철이 들어설 빈 레인을 망연히 바라보았다.
익숙한 이 둥지를 떠날, 여정의 첫 단계.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가가 뜨끈해져 오는 것 같았다.
누군가는 이 같은 것을.. 일종의 통과 의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도 했다.
그렇다면 이 세상의 '어른'들은 모두 이와 같은 감정을 견뎌내고 참아내어 어른이 된 것일까?
애초에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순간도 품은 적 없던, 아이이고 싶었던 여자는- 이 감각이 그저 버겁기만해.. 이 때를 지나쳐,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아닌.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소모하고 편안히 잠들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