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15. 17:28

#.05

Hx./일상관찰기록 2008. 11. 15. 17:28
"다 컸는 줄 알았는데. 너도, 나도 아직은 자랄 일이 남았나보다."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다가온 손이 왼쪽 뺨을 감쌌다.
그 손의 따스한 온기에, 여자의 눈꼬리에 매달린 물방울을 훔쳐내는 다정함에, 더욱 서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008. 11. 14. 10:51

#.04

Hx./일상관찰기록 2008. 11. 14. 10:51
누군가와 부딪히고 얽혀들어, 감정을 소모 하는 것이 피곤했다.

차라리 동등한 입장이라면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이란 것은 왜 이리도 누군가의 위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누리는 것을 왜 이리도 좋아하는지..
깍아내리고, 깍아내리고, 깍아내리고, 깍아내리고..
자신이 가루만 남겨져, 바람에 휩쓸려 사라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었다.
2008. 11. 11. 14:46

#.03

Hx./일상관찰기록 2008. 11. 11. 14:46
―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조각들이 하나, 둘 모여- 언젠가는 온전하게 완성되는 거야.
 시간이 쌓여가는 걸..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

옳은 말. 하지만, 그 시간이 너무도 아득하게만 느껴져서.. 눈앞이 젖어들어갔다.
2008. 11. 10. 19:55

#.02

Hx./일상관찰기록 2008. 11. 10. 19:55
마음이 방향을 바꾸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될대로 되라지. 권고사직 밖에 더 당하겠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홀가분해 지는 것 같기도 했다. 뭐.. 정말, 짤려도 그 것대로 좋고. 
체념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2008. 11. 9. 11:09

#.01

Hx./일상관찰기록 2008. 11. 9. 11:09
상자 같다고 생각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변하지 않는 온도에.
해가 뜨는 것도, 지는 것도 알 수 없을만치 언제나 낮처럼 밝은 공간.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폐쇄된 상자.
그 상자 안으로 들어서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구토감이 치밀어오르고 심박이 절로 상승하는 기분이었다.